사랑하는 부모님 안녕하세요?

시원한 과일과 음료가 생각나는 계절, 여름이 왔습니다.

그리고 여름 중에는 가정의 달인 5월이 끼어있습니다.

그 중에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있습니다.

지금 제가 이 편지를 쓰는 이유는 1년에 1번 있는 “어버이날에 편지쓰기”를 학교에서 시켰기 때문입니다.

지금 제가 이 편지를 쓰고 있는 교실에서는 다른 아이들도 부모님께 편지를 올리고 있습니다.

부모님! 지금 저는 제가 태어나서 어버이날에 쓴 편지 중 가장 긴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옛날에 쓴 편지를 보면 2~3줄 쓰고 만 편지가 수두룩 합니다. 그리고 그 내용 중에는 부모님께 손자 손녀를 안겨드리고 공부를 잘 하겠다고 쓰여있습니다.

그러나 손자는 “구씨“로 만족하시고 공부는 이왕이면 내버려둬 주시기 바랍니다.

공부는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그리고 어머님! 지금까지 우리 가족을 위해 힘쓰시고 저와 저의 아르바이트도 마련해 주시느라 힘쓰셨던 일,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아버지! 세상 그렇게 사시면 안됩니다. 어머니만 허구헌 날 부려먹고 피우지 말라는 담배는 피우고 억지쓰고 혼자만 놀고 먹고 아버지 때문에 온 가족이 힘듭니다.

하지만 아버지! 아버지는 우리 가족을 위해 언제나 힘쓰고 계시다는 것을 잘 압니다. 물론 어머니도 잘 알고 계시고요.

그리고 우리 이사 가지 말아요. 이사 가면 온 가족이 피곤할 뿐입니다. 그리고 갑자기 들어와서 온 가족에게 일을 시키지 말아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1997. 5. 1

아들 민우 올림




얼마 전에 제대한 작은 아들이 초등학교 5~6학년 때 쯤 보낸 편지입니다. (알아서 하겠다던 공부는 지금까지도 알아서 하지 않고 있습니다.)

동물을 좋아해서 얼어죽어가던 도둑고양이를 집으로 데려온 적도 있습니다. 그 마음씨가 기특해서 함께 가축병원에 데리고 가서 큰 돈 들여가며 치료해주었지만 결국 살리지는 못했습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에 부모에게 이런 즐거움을 주었으니 이미 효도를 다 받은 셈 치고 살아야겠습니다만 “시어머니 심술은 하늘이 내린다.”고 했으니 나도 심술궂은 시어머니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